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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저녁 7시 25분, 용산역에서 남원행 열차을 탔다. 연휴라 그런지 수많은 사람들이 큰 배낭을 매고 열차에 오른다. 이젠 조금 나이가 들었는지 열차내에서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왠지 귀에 거슬린다. 나도 예전엔 그랬는데... 이전 대중교통에서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남원도착... 밤 11시 40분경 남원역 도착. 남원역은 대학때 있던 곳에서 옮겨 새로운 곳에 있었다. 인터넷에서 확인했지만 정말로 남원역 주변에는 허허벌판이었다.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 숙소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을 향했다. 택시 기사 아저씨 왈, '시외버스터미널 근처는 숙소도 별로 없고 축제기간(춘향이 축제 등 여러 축제 진행 중)이라 방잡기가 어려운데...,', 2만 5천원 내고 인월까지 바로 가는게 좋을 것이라는 아저씨의 말, 그러나, 인원에도 방이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한다. 그래서 고속버스터미널 근처에서 내려 (택시비 5,500원 정도) 모텔에 묵었다. 평소 1박에 5만원인데 지금은 축제기간이라 6만원이라 한다. 방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욕실도 넓었다. 남원에서의 하루밤은 만족.
인원도착... 아침 7시에 일어나 시외버스터미널로 택시 타고 (택시비 3,000원 정도) 이동했다. 7시 30분경 인월가는 버스가 있어 바로 타고 인월로 갔다. (1인당 2,850원 이었던 듯) 20분 정도 지나 인월에 도착. 지리산 안내센터가 9시부터 운영한다고 하여 인월에서 밥을 먹고(풍년식당, 백반 된장찌게 맛이 무척 인상적) 몇가지 간식거리를 사고 지리산 안내센터에 갔다. 안내센터는 원래 9시 30분부터 운영인데 9시에 안내원들이 나와 설명을 해주었다. 오늘의 목적지 최종 확정 (매동마을 -> 금계마을 (5시간)-> 벽송사 (1시간30분)-> 추성마을(30분), 12km 정도, 7시간 트레킹 목표)
매동마을 도착... 인월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매동마을로 갔다. (1인당 1,300원 정도) 15분쯤 걸려 매동마을 도착. 10시경 드디어 트레킹 시작! 처음하는 트레킹이라 어느 정도 속도로 걸러야 하는지 몰라 좀 빨리 걸었다. 연은 계속 '슬로우 슬로우' 외치면 같이 가자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처럼 혼자 앞장서서 가도 있다. 가끔식 연이 잘 따라오나 확인하며... 트레킹 중에는 물과 음식이 거의 없다는 말과 달리 곳곳에 휴게터가 있었다. 미리 알았으면 짐을 좀 줄이고 휴게터에서 자연산 간식들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을 텐테...
"아이의 감성을 키워주고 싶다면 나들이를 떠나보세요." 자타공인 '나들이 전문가'인 김지연(35)씨의 말이다. 김씨의 아들 임건우(6)군은 생후 3개월 무렵부터 나들이 여행을 시작했다. 매주 한두 차례, 많게는 3~4차례씩 떠났다. 지금까지 나들이 떠났던 장소만 해도 300곳이 훌쩍 넘는다. 그녀는 나들이 정보를 담은 블로그( http://blog.naver.com/spiriti)를 운영 중이다. 행복한 추억을 고스란히 담아 아이에게 남겨줄 목적으로 시작했다. 그녀가 강조하는 나들이 효과는 여러 가지다. 우선 표현력이 높아진다.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논 아이는 도시에서만 자란 아이보다 사물을 인지하고 구체적으로 그려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 그녀는 "건우는 또래에 비해 표현력이 뛰어나고 무슨 일에든 적극적"이라고 했다. 또한 감성지수(EQ)가 높아진다. 엄마와 함께 만든 즐거운 추억이 아이의 감성을 풍부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김씨는 "어릴 때의 기억이 평생 이어진다고 하더라. 아이가 행복해할 때마다 여행의 피로가 눈 녹 듯 사라지며 정말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망설이지 않고 무조건 떠난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나들이 장소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여행은 편안한 마음으로 자연을 놀이터 삼아 뛰어놀 수 있도록 특별한 사전 준비 없이 떠난다. 반면 공연과 전시회는 다르다. 가기 전에 사전 정보를 파악해두고 현장에서 아이에게 관련 정보를 자연스럽게 들려준다. 아이의 질문에도 성실히 대답해준다. 다녀와서는 관련된 자료를 함께 찾아보거나 책을 함께 읽는다. 식물원에 갔다 온 뒤 식물도감을 함께 읽는 식이다. 그녀는 "체험활동을 하고 과학책을 읽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 아이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은 천지 차이"라며 "단, 억지로 시키면 나들이를 하나의 숙제처럼 여길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김지연씨가 추천하는 나들이 장소 61. 중남미 문화원경기 고양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중남미 관련 문화원이다. 크게 박물관·조각공원·미술관으로 나뉜다. 박물관에는 마야 토기, 멕시코의 비취목걸이, 멕시코 왕조의 석조물 등이 소장돼 있고, 조각공원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다. 2.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헤이리는 딸기마을이나 장난감박물관처럼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둘러볼 공간이 많기 때문에 테마를 정하고 가는 것이 좋다. 3. 옥토끼 우주센터인천 강화군 불은면 옥토끼 우주센터는 넓은 대지에 로봇공원, 화성탐험관, 공룡의 숲, 우주 체험관 등 갖가지 전시장이 있으며 센터 주변에 생태공원이 조성돼 친환경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 4. 테마동물원 쥬쥬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곳으로 동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어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 상시 개방하는 '동물 사파리'의 철창문을 열고 들어가면 자넨(염소과), 베트남 배불뚝이 돼지, 인도공작, 토끼 등이 돌아다닌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동물 퍼레이드도 열린다. 5. 꽃무지 풀무지 수목원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온갖 야생화를 만나볼 수 있는 장소다. 경기 가평군 하면 대보리에 위치한 곳으로 3ha의 공간 안에 1000여종의 초본과 250여종의 목본을 보유하고 있다. 야생화 분경전시실과 분경체험실, 도자체험실에서 견학 및 체험활동도 할 수 있다. 6. 신두리 해수욕장서해안 기름유출의 피해지역으로 알려진 곳으로 일년이 지난 지금은 어느 정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고운 모래와 쪽빛 물결을 볼 수 있다. 파도가 일군 모래톱 해안으로 천연기념물 431호로 지정된 신두리 사구는 백미로 꼽힌다.
좋은 바다는 제철에 가장 초라해 보인다. 사람에 치이어 그 각별한 아름다움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충남 보령 대천여객선터미널서 배 타고 30분 거리인 원산도를 제대로 보려면 요즘이 딱이다. 서해에서 찾기 힘든 오붓한 해수욕장이 섬 곳곳에 있어 여름 휴가철이면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다른 계절엔 비교적 한적하다. 부근 안면도 꽃 박람회 덕분에 원산도로 가는 배편도 덩달아 늘어난 요즘은 여유롭게 산 바다 마을 예쁜 이 섬을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원산도 대표 산인 오봉산은 오르락내리락 다섯개의 봉우리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 서해에 있는 섬엔 산이 그다지 많지 않을뿐더러 있더라도 남해만큼 웅장하지 않은데 오봉산 역시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능선을 갖추고 있어 '등산'이 아닌 '산책' 수준의 산길을 즐길 수 있다. 편한 길은 반가운데 섬 산을 오르는 핵심 재미인 쭉 뻗은 바다 조망(眺望)이 없을까 하는 걱정에 등산로 입구에 집을 수리하던 '본바닥 원산도 사람' 강태공(52)씨에게 "전망이 좋나요"라고 물었다. "전망유? 끝내주지유. 서천까지 다 보일거유. 우린 40분이면 올라갔다 오지유."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솔잎 푹신하게 깔린 등산로에 들어섰다. 해수욕장 찾아오는 이들은 많아도 굳이 산 타러 원산도까지 들어오는 사람이 적어서인지 등산 안내판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마을버스 딱 한대 다니는 섬마을 주민들의 '지름길' 역할을 톡톡히 하는 산이라 산길은 반듯하고 곧게 이어졌다. 솔방울이 콩콩콩 머리 위로 떨어질 듯 가득 열린 울창한 소나무가 해풍과 섞인 달콤한 내음을 빚어냈다. 여느 섬 산과 달리 숲이 빼곡해 비밀 정원으로 들어가는 듯한 신비함을 자아냈다. 오른쪽 숲 사이로는 하늘과 경계가 사라진 바다가 틈틈이 인사를 했다. 아래서 내려다볼 때 봉긋봉긋 솟아 있는 다섯개의 봉우리는 오르고 내리는 재미를 더해줬다. 올라갈수록 오른쪽으론 부드러운 해수욕장 해안선이, 왼쪽으론 물 댄 논 너머 배들이 들고 나는 항구 풍경이 펼쳐졌다. 시원하게 바다만 뻗은 풍경도 나쁘진 않지만 사람과 배와 경운기가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마을 풍광'도 아기자기한 재미를 줬다. 오봉산 해수욕장에서 시작해 봉화대를 지나 해수욕장 서쪽으로 내려와 다시 해수욕장으로 돌아가는 데는 한 시간이면 족하다. 짧은 산행에 아쉬운 마음은 해수욕장에 발 담그고 땀을 식히며 달랜다. 어느새 하교 시간인지 책 하나 덜렁 들어갈 것 같은 작은 책가방을 휘휘 돌리며 바닷가를 마구 뛰어 집으로 가는 어린이들의 검게 탄 얼굴이 샘날 정도로 건강해 보였다.
섬에서 나오는 길엔 '연륙부동산'이란 간판에 눈에 들어왔다. 대천과 원산도를 잇는 연륙교가 지어질 예정이라서 섬의 땅값이 오르고 사람이 몰리고 있다는 기사가 떠올랐다. 다리가 놓인 다른 섬처럼 변하기 전, 원산도의 외딴 느낌을 마음에 담아놓고 싶어졌다.
◆새마을·무궁화호가 서는 대천역 앞에서 10분 간격으로 오전 6시32분~오후 10시32분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가 출발한다. 대천항에서 원산도 선촌항 가는 배(차 타고 들어갈 수 있다)는 오전 7시20분, 낮 12시, 오후 1시·2시30분·5시 출발한다. 원산도 선촌항에서 대천항 나오는 배는 오전 8시15분, 낮 12시55분, 오후 5시55분. 토요일엔 오전 9시50분 배가 추가된다. 삽시도 장고도 등에 들렀다 가는 오후 1시 출발 배만 1시간50분 정도 걸리고, 나머지는 모두 약 30분 소요. 첫 배를 타고 원산도에 들어간 후 선촌항서 낮 12시35분 배를 타고 영목항에 내려 안면도 꽃 박람회를 보고 나와도 알차겠다. 영목항에서 대천 들어가는 마지막 배는 오후 5시45분.
문의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 (041)930-5050·배 티켓 www.seomticket.co.kr
통상 보험 계약은 실제로 가입하는 보험계약자, 보험 계약의 대상이 되는 피보험자, 그리고 보험금을 받는 보험수익자로 이뤄진다. 그런데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 그리고 보험수익자는 동일인이 아니라 모두 다를 수 있다. 가령 남편이 아내 앞으로 통합보험에 가입해 매달 보험료를 납입하는 경우 남편은 보험계약자, 아내는 피보험자, 그리고 보험수익자는 법적 상속인으로 설계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엔 보험 가입 후 아내가 사망하게 되면 보험금은 수익자인 법적 상속인(남편과 자녀)이 받게 된다. 그런데 내가 직접 계약해서 보험료를 내는 것 이외에, 내가 피보험자로 되어 있는 보험 계약은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 본인이 피보험자로 가입되어 있는 보험 계약은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에서 제공하는 '생존자보험계약조회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용 방법은 본인이 직접 신분증을 가지고 손해보험협회(www.knia.or.kr)나 생명보험협회(www.klia.or.kr) 중 한 군데를 방문하면 된다. 그러면 본인이 보험계약자로 되어 있거나 피보험자로 되어 있는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상품 모두를 조회해 볼 수 있다. 비용은 무료.
조회 신청은 본인이 직접 방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계약자의 동의를 얻을 경우 배우자·부모·자녀·법정대리인이 대신할 수도 있다. 본인이 아닌 경우에는 인감이 날인된 위임장·인감증명서·본인신분증·가족관계등록부를 함께 제출하면 된다. 다만 혼수상태나 의식불명상태에 있는 경우는 본인의 동의를 얻을 수 없으므로 조회가 불가능하다.
보험가입조회 기준을 이처럼 엄격히 적용하는 이유는, 자칫 개인의 소중한 금융정보가 악용되어 보험사기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문의 (02)3702-8500
은행·증권·보험 상속 재산 일괄조회 이데일리
금융감독원은 오는 15일부터 은행, 증권, 생명보험, 손해 보험 회사들의 상속 재산을 통합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서비스한다고 14일 밝혔다.
종전까지는 상속 재산을 확인하려면 12개 금융기관 협회별로 확인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이들 4개 금융 분야는 금감원 홈페이지에서 일괄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금감원은 향후 우체국 ,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으로 통합조회시스템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피상속인이 불시에 사망하거나 실종된 경우시 상속 재산을 확인할 수 있도록 피상속인의 금융 거래 종류와 건수, 금융회사 점포명과 연락처 등을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구체적인 상속 재산은 해당 금융회사에서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구체적인 신청 방법과 절차는 금감원 홈페이지에서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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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의 '행복만들기' 5가지 실천 ① 행복에 감염돼라 ② 베풀어라 ③ 현재에 만족해라 ④ 손해볼까 걱정마라 ⑤ TV 멀리해라 이영완 기자 ywlee@chosun.com
경기침체로 사람들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언제 우리는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과학자들이 환율이 내려가지 않아도, 주가가 급등하지 않아도 작은 실천만으로 조금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가진 것에 만족하고 나보다 남을 위할 때 행복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들에게 퍼져 나간다는 것이다. 1. 행복 바이러스에 감염돼라행복은 전염된다는 말이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의 제임스 파울러(Fowler) 교수 연구진은 지난 4일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이 같은 속설을 입증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논문에서 "행복은 평균 세 사람 건너까지 영향을 미치며, 이때 개인의 행복지수를 6%가량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내 친구(A)의 친구(B), 다시 그 사람의 친구(C)가 행복하면 생면부지인 나까지 행복해진다는 말이다. 불행 역시 바이러스처럼 사회적 관계를 통해 퍼져 나간다. 하지만 행복 바이러스가 더 전염력이 강하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행복해하는 사람을 만나 내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정도는 평균 9%가량 되지만, 불행한 사람으로 인해 불행에 전염되는 정도는 7%에 그쳤다.
인간관계가 가까울수록 효과는 더 컸다. 친구의 친구가 행복하면 내 행복지수는 10% 정도 올라가지만, 친구가 행복하면 그 수치는 평균 15%로 올라갔다. 특히 그 친구가 몇 백m 거리에 산다면 증가 폭은 무려 42%나 됐다.
2. 베풀면 행복해진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엘리자베스 던(Dunn) 교수 연구진은 지난 3월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인 630명의 지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소득에 관계없이 선물을 사거나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처럼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쓰는 사람이 자신을 위해 돈을 쓴 사람보다 훨씬 더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사람들에게 5~20달러를 준 다음, 절반에게는 그 돈을 자신을 위해 쓰게 하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사용하도록 하는 실험을 했다. 역시 베푼 사람 쪽이 더 행복해했다. 작은 돈이라도 마음만 바꾸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3.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해라 자신이 현재 가진 것에 대해 만족해하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텍사스공대 심리학과의 제프 라슨(Larsen) 교수 연구진은 지난 4월 미국 심리학회가 발행하는 '심리과학'지에 대학생들을 상대로 자동차, 오디오, 침대 등 52가지 물건의 소유 상황과 소유물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예상대로 소유한 지 오래된 물건일수록 거기서 얻는 행복감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갖고 있는 물건이 정말 원했던 물건이라고 계속 생각하는 학생일수록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행복도가 높았다. 4. 손해에 대한 두려움을 버려라 무모한 투자로 불행해지지 않으려면 손해에 대한 두려움을 버려야 한다. 미국 뉴욕대 엘리자베스 펠프스(Phelps) 교수 연구진은 지난 9월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우리 뇌는 이익보다 손해에 민감하며, 그 때문에 경매에서 남들보다 비싸게 값을 부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성인남녀 17명을 상대로 가상의 경매 게임을 하면서 뇌 영상을 촬영했다. 실험 결과, 동기와 보상에 관여하는 뇌 영역은 게임에서 졌을 때 활성화되지만 이겼을 때는 별 영향이 없었다. 또 한쪽은 이기면 15달러를 받고, 다른 쪽은 지면 15달러를 내야 하는 경매 게임을 진행했을 때 후자 쪽의 승자가 전자 쪽의 승자보다 더 높은 값을 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를 더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5. TV를 멀리해라 미국 메릴랜드대 존 로빈슨(Robinson) 박사팀이 '사회지표연구'지 12월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TV는 바보상자를 넘어 '불행상자'이기도 하다. 1975년부터 2006년까지 3만 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사회조사에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일주일에 평균 19시간 TV를 시청한 반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TV 시청 시간이 25시간이나 됐다. 연구진은 TV에 빠져들면 당장의 즐거움을 얻을지 몰라도 운동이나 사교활동 등 심리적으로 좀 더 장기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이 제한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행복한 사람은 불행한 사람보다 더 활동적이고 투표율과 신문 구독률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력 : 2008.12.09 03:11
진로적성 계발가 정효경 박사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자신의 적성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또한 적성에 맞게 진로를 택한 사람의 경우는 어떨까. 누구나 적성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발견하게끔 도와주는 교육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진로적성 계발가이자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직업적성평가프로젝트' 한국대표인 정효경(45) 박사는 "성공은 자신의 적성을 아는 데서 비롯한다"며 "특히 청소년기는 적성을 파악하고 진로를 결정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푸시 버튼(Push Button)을 찾자
정 박사는 지금의 직업을 갖게 된 이유를 방황했던 청소년기에서 찾는다. 그녀는 고3 초까지 피아노로 음대 입시를 준비했다. 하지만 대입을 준비하며 평생 음악에 빠져 살 만한 적성과 재능이 있는지 회의가 들었다고 한다. "음대 입시학원에 같이 다니던 음악적 재능이 타고난 친구가 있었다"며 "예체능의 경우 아무리 노력해도 선천적 재능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음대 진학을 포기하고 연세대 영문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MIT에서 금융공학으로 석사, 하버드에서 사회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적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기도 했다.
하버드 교육학과 가드너 교수와의 만남은 그녀의 인생을 순식간에 바꿔 놓았다. 가드너 교수가 만든 MI(Multiple Intelligence·지능 계발)이론을 통해 자신의 적성이 컨설팅에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 것이다. 덕분에 뉴욕 월가 증권사에서 금융기업 컨설팅 일을 하다가 5년 전 귀국, 커리어 컨설팅 분야의 전문가가 됐다. 지금까지 거의 천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그녀에게서 진로상담을 받았다. 그녀는 "청소년기에 적성을 찾지 못해 헤맸던 경험과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진로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적성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다"며 "자신의 적성과 재능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의미 없는 헛된 행동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고교 입학 전 진지하게 자신의 적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적성에 맞게 문과와 이과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진로상담 책이나 직업상담 정보, 진로상담 사이트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적성을 발견한 뒤에는 대학진학 및 커리어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체계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그녀는 "적성은 마치 푸시 버튼(열심히 노력하게 만드는 동기 유발 요소)처럼 작용한다"며 "목표가 생기면 막연히 공부할 때보다 시간대비 효과가 월등히 높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잘하는 일, 두 번째가 좋아하는 일
정 박사는 진로상담을 할 때 "잘하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하곤 한다. 프로의 세계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강점을 살리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상담을 하면 잘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혼돈하는 사람이 많다"며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을 경우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기 쉽다"고 말했다.
두드러진 재능이 없는 사람의 경우 빨리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어느 한 분야에서 특화할 수 있도록 서둘러 직업군을 정해서 그 분야에 관한 정보를 섭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례로 성적은 중위권이고 특별한 재능이 없었지만 대기업 식품개발 부서에 들어간 P씨의 경우를 든다. "P씨는 대인관계 지능과 감각지능이 다른 분야에 비해 좋아 요리전문가를 추천했더니 그 분야에 관심을 가져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자녀들이 진로를 못찾는 원인 중 하나로 부모의 지나친 간섭을 든다. 부모의 욕심 때문에 자녀가 적성이나 소질과는 무관한 방향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예가 많다는 것이다. 그녀는 "상담할 때도 자녀의 의견을 무시하고 본인의 바람만 얘기하는 부모가 많다"며 "있는 그대로 객관적인 관점에서 자녀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나는 어떤 재능이 있을까
정 박사는 MI이론에 근거해 진로상담을 한다. 기본틀은 유지하되 한국 현실에 맞도록 자기이해 지능을 제외시키고 감각지능과 봉사지능을 추가해 약간 변형시켰다. 9가지 핵심지능을 400개에 달하는 객관식 문항으로 측정한다. 그녀는 "인간지능은 IQ 테스트처럼 측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지능은 어떻게 계발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입력 : 2008.11.09 15:29 / 수정 : 2008.11.09 15:33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이 45%로, OECD 국가 가운데 꼴찌라고 한다. '상대적 빈곤율'이란 소득이 많은 쪽부터 헤아려 한가운데에 속한 사람 소득(중위 소득)의 절반이 안 되는 사람 비율을 말한다. OECD 평균치는 13%다. 우리 다음으로 높았던 아일랜드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31%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 노인이 가장 비참하게 사는 나라라는 뜻이다.
노인의 불쌍한 실태를 보여주는 통계는 많다. 복지부가 생활관리사를 파견해주는 24만 노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8만7000원이다. 이 노인들의 92%가 한 가지 이상 만성 질환을 앓고 있고, 1주일에 한 번 이상 밥을 굶는 사람이 30.7%였다. 노인의 93%에게 여가 활동이라곤 TV, 라디오를 보고 듣는 것이 고작이다. 통계청 통계로 65~74세 인구의 10만 명당 자살률은 2005년 137명이다. 1995년에는 44명이었다. 노인 자살의 태반은 자식에게 부담을 안 주겠다고 병에 걸린 후 자기 목숨을 끊는 것이다.
한국의 노인들을 빈곤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는 최대 원인은 가족 해체다. 1980년엔 60세 이상 노인 72.4%가 자식의 봉양을 받았다. 그 비율이 2003년엔 31.1%로 떨어졌다(한국노동패널 조사). 세태가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게 되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몫을 대신해야 할 텐데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정부가 70세 이상 노인 300만 명에게 지급한 기초노령연금은 1인당 월 8만4000원꼴로, 총 3조5000억원밖에 안 됐다.
한국의 고령화(高齡化)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국가 재정만으론 그 속도와 부담을 따라가기 힘들다. 대안(代案)은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줘 경제에도 기여하면서 삶의 보람을 찾게 해주는 것이다. 근로자의 평균 퇴직 연령은 56세로 일본(66세)보다 10년이나 빠르다. 노인 가운데 57%는 또 한 번 일할 기회를 원하고 있다. 자연 수명이 느는 만큼 경제 수명도 연장시켜줘야 할 텐데, 청년 백수가 들끓는 형편에선 어려운 이야기다.
한국 노인들은 60세에 은퇴해서 80세까지 산다고 치고, 이 기간 잠자고 밥 먹는 시간을 뺀 7만 시간을 '7만 시간의 공포'라고 부른다. 한국의 노인들이 이 7만 시간을 가치 있고 행복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해주는 것은 현재의 중요 과제이자 미래의 최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 조선닷컴
요즘 고유가와 경기 침체 등으로 '생계형 폐차'가 늘고 있습니다. 세금이나 기름값 등 비용을 감안한다면, 오래된 차를 끌고 다니느니 차라리 팔아버리고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폐차는 평생 자주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막상 닥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당황하게 됩니다. 다음 3가지 사항만 알면 어렵지 않습니다. ①우선 폐차는 내 손으로 직접 하는 '셀프폐차'가 좋습니다. 돈이 들기는커녕, 오히려 고철값 정도 벌 수 있거든요. 제가 직접 알아보니 10년 된 중형차의 경우, 서너 달치 기름값 정도는 받을 수 있더라고요. 셀프폐차 방법은 간단해요. 한국자동차폐차업협회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희망지역의 폐차업체를 찾은 뒤, 전화로 연락만 하면 됩니다(8월 현재 408개 업체). 그러면 폐차업체에서 고객이 원하는 곳까지 견인차를 보내주고 견인차가 공짜로 견인해 갑니다. ②요즘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폐차 대행해 드립니다'란 내용의 스티커가 눈에 자주 띕니다. 그런데 이런 업체들을 이용할 땐, 잘 알아봐야 해요. 허가 받지 않은 불법업체가 많기 때문이에요. 폐차를 대신 해주겠다고 차를 끌고 가서는 실제로는 폐차시키지 않고 중고차로 팔아버리거나 아니면 대포차(불법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로 둔갑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대행 수수료가 공짜라고 광고하지만 이들 대행업체가 고철값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기기 때문에 사실상 무료도 아닙니다. ③폐차 후에도 챙겨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폐차인수증명서와 자동차 등록증을 챙겨서 폐차 후 한 달 이내에 차량이 등록된 관청에서 자동차 말소 등록을 해야 합니다. 말소 등록을 해야만 자동차 세금 등의 모든 의무사항이 없어져요. 말소등록도 차량 소유자가 요청하면 폐차장에서 대신 해주긴 하는데 이런 경우엔 '말소사실증명서'를 꼭 챙기도록 하세요. 또 자동차 보험사에 연락해서 남은 기간에 대한 보험료를 정산해 돌려받으세요. 자동차세도 1년치를 연초에 선납했다면 되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2008년 08월 27일 B10 기사
• 지리산 언저리 新 걷기 코스
야심 차게 '지리산 종주'에 도전했던 이들 중 절반 이상은 '다시는 안 간다'고 말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덤볐다가 너무 고되고 배고프고 추웠던 경험을 안고 돌아온 탓이다. 힘겹게 산을 넘지 않고도 이 근사한 산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단법인 '숲길'이 산림청의 후원을 받아 지리산 둘레 300㎞를 잇는 지리산 도보 트레킹 코스 만들었다. '지리산길'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이 길은 지리산을 감싸고 있는 3개도, 5개시 100여 개 마을을 이어 걷도록 한 장거리 도보 코스다. 길 전체는 2011년 완성될 예정이며, 현재 탐방 가능한 구간은 전체 300㎞ 중 전북 남원시 산내면 대정리 매동마을에서 경남 함양군 휴천면 송전리 세동마을까지 이어지는 22㎞의 '시범 구간'이다.
신록이 가장 예쁜 색을 띈다는 5월 초, 천천히 걸으면 1박 2일 정도 걸리는 '지리산길'의 시범구간을 느릿느릿 둘러보고 왔다. 이 구간은 다시 매동마을~금계마을(12㎞)의 1구간과 금계마을~세동마을(10㎞)의 2구간으로 나눠진다. 2구간 중간쯤 있는 벽송사를 지난 지점부터는 아직 길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안내자가 없다면 매동마을에서 벽송사까지만 가는 게 편하다.
■첫째 날|매동마을~창원마을
'22㎞면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로 달릴 경우 15분 정도밖에 안 걸리는 가뿐한 거리지.' 쓸데없는 계산을 뚝딱 해치우고 가뿐한 마음으로 출발점인 매동 마을회관 앞에 오후 2시쯤 섰다.
매동(梅洞)이란 이름은 마을의 생긴 모양이 매화를 닮아 붙여졌다. '지리산길'의 코스를 뜻하는 솔방울 무늬를 따라 작은 고을을 둘러싼 소나무 숲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갔다. 길이 점점 좁아지고 파란 하늘을 나무들이 가리고 서면서 시원한 그늘이 이어졌다. 숲길 군데군데 부부가 누운 듯한 나란하고 단정한 무덤이 쌍으로 나타났다 물러섰다. 할 줄만 안다면 휘파람을 불고만 싶은, 5월의 신록을 얇게 바른 부드러운 산길이다.
15분쯤 걸었을까. 300살은 족히 먹었다는 매동마을의 자랑 개서어나무가 껄껄 웃는 맘씨 좋은 할머니처럼 숲 속 깊이 기다리고 있었다. '근육나무'라는 별명에 걸맞게 울퉁불퉁한 가지와 줄기를 뻗어대고 있지만 올해 새로 돋은 잎사귀만큼은 아기 살결같이 보드라운 연초록을 하늘하늘 흔들어댔다.
'껙껙껙껙' '뽀로로로로로' '쪼쪼쪼'…. 연분홍 진달래꽃 사이로 새들이 온갖 기이한 소리로 수다를 떨었다. 출발 전 지리산길 안내소에서 얻은 '지리산길 동식물 이야기' 팸플릿엔 지리산의 새들을 지저귀는 소리로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쓰여 있다. '쯔-비 쯔-비, 쯔쯔비-쯔쯔비-' 하면 박새, '힛, 힛, 힛, 삐쭈삐찌이히찌' 하면 딱새, '히요, 호호, 호이호' 하면 꾀꼬리…이런 식이다. 글로만 봤을 땐 '이걸로 어떻게 찾나'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왔는데 산에서 녀석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궁금한 마음에 자꾸 팸플릿을 펼쳐보게 됐다.
"쩌어그 돼지우리까지는 이런 길(포장 도로)이고 그 넘어서는 또 흙 길이여. 이 논은 노인네들이 힘들어서 한해 묵힌다 카던디, 아들 일곱이 다 도시 나가 사니께…."
매동마을에서 작은 언덕 하나를 넘으면 상황마을의 다랑이논이 위로 층층, 아래로 층층이다. 그 사이로 난 가느다란 길을 뒤뚱뒤뚱 걷다 만난 50대 아주머니가 나물을 뜯다 말을 건네왔다. 5월 초 막 물을 대기 시작한 다랑이논은 여행 사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지런한 황금 물결이 아닌, 다소 거친 흙덩이의 모양을 띄고 있었다. '농부가 집에 가려는데 (다랑이)논이 하나 없어져 살펴봤더니 삿갓 밑에 논 한 배미가 숨어 있었다고 한다.' 이 마을에 전해 내려온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는 작은 땅도 놓치지 않고 농사를 지어온 산사람들의 바지런함을 그려낸다.
마을마다 작은 길이 많이 나있지만 솔방울 모양으로 된 표지가 갈림길마다 설치돼 있어 길 찾기는 수월하다. 길보단 뻐근해오는 근육들이 더 문제다. 전북 상황마을과 경남 창원마을 사이를 잇는 등구(登龜)재를 넘을 때쯤이면 숨이 상당히 가빠지게 된다. 전라도·경상도 사람들이 나무 하고 장에 가느라 하도 넘어다녀서 길이 자연스럽게 생겼다는데 꼭대기 높이가 청계산(해발 618m)보다 높은 해발 700m에 달해 뚝딱 넘기는 쉽지 않다.
고개를 지나 옹기종기 모습을 드러낸 창원마을엔 그 흔한 매점 하나 눈에 띄지 않는다. 산에는 잘 정비된 약수터가, 산 아래엔 음식점과 구멍가게가 꽉 차 있는 도시의 등산로를 생각하고 물 한 병 안 사간 게 크게 후회됐다. "해 넘어가는 데 오데 가요"라고 말을 거는 아주머니에게 물 한 잔을 얻어 먹고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마을에서 나가려면 콜택시를 불러야 한다. 마천 콜택시 (055)962-5110, 창원마을에서 출발지인 매동마을까지 돌아가려면 1만1000원 정도 나온다.
■둘째 날|창원마을~백송사
마을 사람들이 창원마을 떠나기 전 '윗당산'에 꼭 들렀다 가라고 권했다. '마을의 수호신 나무'라는 뜻의 당산나무는 새 길이 나면서 많이 사라졌다는데, 창원 마을엔 커다란 당산나무가 다섯 그루나 있으니 얼마나 뿌듯할까. 이 중에서 가장 크고 늠름한 600년 된 느티나무를 마을 사람들은 '윗당산'이라고 부르는데 나무 앞에 서면 고요한 마을 전체가 내려다 보인다.
길의 성격과 분위기를 첫날 대충 익혀서 출발하는 마음은 훨씬 가벼웠다. 창원마을에서 금계마을로 넘어가는 출발점은 바닥이 솔방울 천지인 소나무 숲이다. 송진 향기가 빼곡하다. 금계마을부터 둘째 날의 목적지인 벽송사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두시간 정도는 등산한다고 생각하고 인내심 있게 산을 올라야 한다.
너무 지쳐 다리가 흐늘흐늘해질 때쯤 대나무의 일종인 시누대 숲이 나타난다. '시누대는 키가 작지만 빽빽하게 자라 동물이 몸을 숨기기에 좋은 곳이다. 낮에는 동물이 몸을 숨긴 채 있다가 밤이 되면 활동한다.' 시누대 숲에 대한 안내 표지판을 읽으며 숨을 한 차례 고른 다음 오르막을 꾸역꾸역 더 걸었다. 첫날 코스처럼 표지판이 친절하지 않은 것이 아쉬워진다. 절은 산 위에 있으니 오르막을 따라 걷다가 기와지붕이 눈에 들어오면 이를 따라 가면 된다.
벽송사는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 야전병원으로 쓰였다. 절 바로 옆에 세워진 안내판의 '이제 우리의 기억에서조차 사라져가는 빨치산 사건의 비극을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어쩐지 어색하다.
벽송사 바로 옆에 있는 서암정사는 바위 더미 위에, 바위의 모양새를 그대로 살려 만든 웅장한 사찰로 벽송사보다는 훨씬 크고 볼 거리가 많다. 사찰 입구에 붙어있는 '눈밭을 걸어가는 사람아, 발걸음을 함부로 옮기지 마라. 오늘 나의 행적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네'같은 '좋은 말씀'을 읽다 보니 길었던 오르막의 고달픈 기억이 잠시나마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숲길'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시범구간'은 벽송사에서 8㎞가량 더 이어지지만, 일반인들은 이쯤에서 지리산 도보 순례를 마무리하는 게 좋다. 벽송사에서 시작되는 이른바 '빨치산길'의 등산로가 몇 해 전 산사태로 군데군데 끊겼기 때문이다. 그것도 모르고 산길에 들어섰다가 조난되기 직전, 더듬더듬 나뭇가지를 부여 잡고 간신히 가던 길을 찾아 되돌아와야 했다. '이어지지도 않는데, 이게 무슨 길이야'라고 툴툴거리며 다시 벽송사로 돌아오는 길, '세상과 나의 대화는 산길이 끝나는 자리에서 다시 이어진다'는 이성복 시인의 문구 하나가 머릿속에 맴돌았다.세상과 나의 대화는 산길이 끝나는 자리에서 다시 이어진다.’
◆가는 길
자가용으로: 중부고속도로→함양 분기점→지리산 나들목→일성콘도 방향→매동마을
대중교통으로: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지리산 백무동'행 버스를 타고 인월 터미널에서 내린다. 인월 터미널에서 매동마을 가는 버스는 오전 6시50분~오후 8시, 20~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산행 안내
지리산길에는 매점이나 약수터, 화장실이 거의 없다. 물을 챙겨가야 한다. 매동 마을회관, 창원마을 마을회관, 벽송사, 서암정사 외에는 공중 화장실을 찾기 어렵다. 벽송사 지나 '빨치산 길'을 넘어 시범구간 끝까지 가보고 싶다면 '숲길'에 안내자 동행 신청을 미리 해야 한다. 매주 수·토요일 오전 10시 남원시 인월면에 있는 지리산길 안내 센터에서 출발하는 '길동무 프로그램'에 신청하면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동행자가 함께 걸어준다. 매회 선착순 20명.
◆숙소
숙박은 매동마을 민박(011-524-5325·방 하나 약 3만원)이나 금계마을 내 가온누리 펜션(016-9667-1726, www.지리산팬션.kr·4인 가족 기준 주말 10만원, 평일 8만원)에서 가능하다.
◆여행 문의
지리산길 안내센터 (063)635-0850 www.trail.or.kr. 걷기전에 들리면 지도와 안내책자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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